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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라우터브루넨] 슈타우바흐 폭포가 흐르는 골짜기

by 미설코랑스 2024. 12. 10.

인터라켄의 남쪽, 융프라우 아래에는 특색 있고 아름다운 마을이 여러 개 있다. 

융프라우를 거쳐 내려오거나 올라가면서 트래킹 코스로 함께하면 좋을 작은 마을들이다. 

 

계획으로는 융프라우에서 내려오면서 아이거글랫쳐에서 잠깐 트래킹 하고, 기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 벵겐까지도 가고 싶었었다.

 

하지만.

비가온다.

 

우리는 그린델발트에 머물면서 날씨가 좋을 때 융프라우에 올라가기에 적당한 날을 기다리기로 했었는데,

그린델발트로 가는 날부터 삼 일간은 계속 비소식이다. 

 

누가 스위스가 날씨가 좋다고 했나? 

아무도 그렇게 말한 사람은 없다. 

 

다만 우리가 찾아보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모두 천상의 밝음이 함께하는 맑고 푸른 사진들이었기 때문에,

블로그 같은걸 잘 찾아보지 않았던 나는 스위스에 비가 자주 온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그냥, 기후 변화 때문에 요새 유럽에 비가 자주 온다고 들었고, 

또 겨울로 가는 시점이라 산 꼭대기에는 눈, 아래에는 비가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름에 또 와야겠다! 8월이면 좋겠네!라고 비가 올 때마다 습관처럼 이야기하곤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스위스는 여름에도 비가 자주 내린다고 했다.

 

그래서 허니문으로는 최악의 여행지라고.

짧은 일정으로 여행 오는 신혼부부들이 그렇게 많이 싸운다고;

 

어쩌면 날씨가 계속 좋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그린델발트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라우터브루넨에 들려보기로 했다.

 

기차역에서 내려 마을로 나가기 위해 지하보도로 이동하는데 이곳에 무인 코인 락커가 있다. 

마침 가장 큰 사이즈의 코인락커가 남아 있어 26리터짜리 캐리어 두 개를 한 방에 넣을 수 있었다. 

이용료는 5프랑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동전을 넣고 잠그면 되는 방식이었다. 

 

만약 무인락커에 자리가 없다면 기차역 보관소에 물어보고 유인락커를 이용할 참이었다. 

그야말로 인생의 짐 같던 커다란 짐을 락커에 넣어버리자, 두 손이 자유로워지며 모든 것이 가삣해졌다.

비가 와도 상관없어. 우산 쓰고 걸으면 되니까! 

마을 입구의 작은 호텔들은 웨스앤더슨의 사진들을 떠올리게 한다.

 

라우터브루넨에는 정말 많은 폭포가 있었다.

높다란 골짜기들 사이에서 여러 가닥의 폭포들이 수염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가장 유명하고 높은 '슈타우바흐 폭포'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다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다

저 높다란 곳에서부터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시원한 폭포 소리를 듣고 있자면 어쩐지 내 몸이 그 물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폭포를 지나 마을길을 따라 쭉 걸어가 본다. 

초원 위에는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그들의 목에 달린 각기 다른 크기의 종들이 딸랑-딸랑 소리를 낸다.

이 환상적이고 목가적인 풍경 안에서 나는 그저 의아함으로 두리번거릴 뿐이다. 

내가 진짜 여기 있긴 있는 것인가? 

 

갑자기 산 꼭대기에서 무언가 날아든다. 

날다람쥐처럼 팔과 다리를 쫙- 펴서 날더니 이내 팔다리를 접고 촥- 하더니 낙하산을 편다. 

 

그 사람이 낙하산을 조정해서 이리저리 날며 편안히 잔디밭으로 착지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여기.. 뭐.. 스파이 양성소 그런데예요? 

 

미션임파서블이나 007 같은 첩보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실제로 본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날아볼 수 있을까? 

 

음. 생각만 해도 무섭다. 

더 안쪽으로 트래킹을 해보고 싶지만, 점심도 먹어야겠기에 길을 돌아 나온다.

 

보슬보슬 내려서 사실상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었던 비가, 

조금씩 더 세차게 내린다. 

이상하게 스산한 바람이 스며드는 그런 은근한 추위에 몸을 떨며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넛을 파는 트럭에서는 달달하고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와 식욕을 당기게 한다. 

도넛을 사면 먹을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트럭을 지나쳐 더 역 쪽으로 이동해 올 때 보았던 카페 안으로 들어간다. 

 

이미 만석이라 조금 기다리다가 자리가 나서 마침내 앉았고, 곧 우리가 시킨 커피와 샌드위치가 나왔다. 

후무스가 발라져 있는 오픈 샌드위치는 계란 프라이와 루꼴라, 구즈베리잼 많으로도 충분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받아오고 치우는 건 셀프로 하게 되어있어 카페 자체가 아주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추위를 피하고 허기를 달래기엔 충분한 곳이었다. 

 

 

라우터브루넨 슈타우바흐 폭포

https://maps.app.goo.gl/H3daPKQSuanhyLfW8

 

슈타우프바흐 폭포 · Losisgräbli 419, 3825 Lauterbrunnen, 스위스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에어타임 카페 베이커리

https://maps.app.goo.gl/zpJMQAMZEDWhgsgU7

 

Airtime Cafe Bakery · Fuhren 452, 3822 Lauterbrunnen, 스위스

★★★★★ · 카페

www.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