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서 푸른 초원을 내달리는 스피드를 즐겨보고 싶다면, 피르스트만한 곳도 없다.
First. 영어로 읽으면 퍼스트.
스위스가 참 심심한 곳인것 같으면서도 콘셉트를 잘 잡았다고 느끼는 게 각 도시의 산 꼭대기마다 서로 다른 테마를 가지고 운영한다는 점이었다.
곤돌라를 타고 피르스트 꼭대기로 올라가 플라이어, 글라이더, 마운틴 카트, 트로티 바이크 등을 차례로 내려 올 수 있으며 액티비티에 따라 각각 다른 티켓을 구매하면 되는 것이다. 액티비티를 하지 않는 구간은 곤돌라로 이동하면 된다.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몇 분 거리에 있는 곤돌라 탑승장으로 걸어갔고, (물론 버스를 타도 된다) 곤돌라 오픈 시간인 8시에 티켓을 구매하였다. 피르스트 곤돌라는 스위스 패스로 50% 할인이 가능하다. 할인 적용한 곤돌라 왕복 티켓은 36CHF.
액티비티는 9시에 오픈하는데,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플라이어와 글라이더는 이미 매진이다.
이걸 타려면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여행 전에 이 액티비티를 즐기는 유튜브 콘텐츠를 몇 개 봤었는데,
콘텐츠를 촬영한 유튜버들은 진심 신난 게 아니고, 여기까지 왔으니 해봐야지, 이거까지 했으니 신나야지. 하며 즐거운척 연기를 하는 것만 같아서 딱히 당기지 않았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다.)
왠지 애들 장난같은 액티비티를 썩 즐기고 싶지는 않아서, 초원의 풍경을 보며 내려올 수 있다는 트로티 바이크 정도만 타볼까 생각했었는데, 다음 일정 때문에 조급해하는 게 뻔히 보히는 오라방 때문에 더 불안하게 만들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왠지 움츠러든 느낌으로 그냥 곤돌라에 올랐다.
그린델발트에서 내내 봐왔던 푸른 초원과 그림 같은 집들이 점점 성냥갑처럼 작아진다.
날이 맑아 기대를 살짝 했었는데, 점점 구름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 봤을때 요 정도였는데,
실제로 탑에 다다르니 이렇게 온통 구름 안개로 휩싸여 있다.
맑았다면 멋진 산봉우리가 내려다보였을, 절벽을 따라 걷는 아찔한 클리프 워크는 안개에 싸여 앞도, 뒤도, 위아래도 분간되지 않는다.
평소라면 저 끝에서 한참을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는데, 나는 그저 시시해져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바흐알프제 호수까지 트래킹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날 호수에 가는 건 무의미 그 자체이기 때문에 빠르게 포기한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니 다시 세상 맑은 날씨. 2천 미터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반전 웬 말이냐고.
우리는 점심 시간이 다가와 간단하게 동네 햄버거 트럭에서 햄버거와 감튀를 사 먹었고, 곧바로 이동 준비를 했다.
스위스에서 먹은 음식중에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는 음식이 버거와 피자인 거 같다.
이렇게 반짝이는데, 급하게 내려온 이유는 이제 먼 길을 떠나야 해서다.
찬란한 그린델발트 역을 마지막으로 마음에 담으며 기차에 올랐다.
피르스트 액티비티
https://www.jungfrau.ch/en-gb/grindelwaldfirst/adventure-package/
Adventure Package
Unlimited railway adventure and up to two activities on the adventure mountain experience.
www.jungfrau.ch
피르스트 곤돌라 타는 곳
https://maps.app.goo.gl/EQzsFM5kGVBqfsyv5
Firstbahn AG · Dorfstrasse 187, 3818 Grindelwald, 스위스
★★★★★ · 운송 서비스
www.google.com
햄버거 푸드트럭
https://maps.app.goo.gl/ktWTRKkQBGPqqp948
그린델발트푸드트럭 · Dorfstrasse 157, 3818 Grindelwald, 스위스
★★★★★ · 패스트푸드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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