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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공연] 쳇 베이커, 라흐마니노프를 만나다.

by 미설코랑스 2023. 4. 11.

일시 : 2023. 4. 2
장소 :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

출처 :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아티스트 :
해설 및 피아노 정환호
바이올린 박진수
첼로 박건우
베이스 이동민
트럼펫 박준규

프로그램 :
 S. Rachmaninoff  - Elégie
S. Rachmaninoff  - Vocalise Op.34 No.14
S. Rachmaninoff - Symphony No.2 3rd mov.
Chet Baker - I Fall in Love Too Easily
Chet Baker - Everything Happens to Me
Chet Baker - It Never Entered My Mind
Chet Baker -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Chet Baker - My Romance
Chet Baker - You Can't Go Home Again
Chet Baker - Blue Bossa


<봄 음악회>

다시, 피아노-라는 책에서 주인공이 사려고 했던 독일의 그랜드 피아노 스타인웨이 되시겠다.

그 피아노의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니.

무려 2억 5천 짜리 피아노 - Photo by me


연주의 난이도가 극악이라는 것만 알고 별 관심 없었던 라흐마니노프와 웨스트코스트 즉, 쿨재즈씬에서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만남이라는게 지루하지 않겠다 싶어서 선택한 음악회.

그들의 인생은 서로 달랐지만 음악에서의 접점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건 You can’t go home again이라는 곡 이었다. 라는 설명을 흥미롭게 해주어 더 이해가 잘 가고 곡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http://kko.to/J-UTXo7TjK

You Can't Go Home Again - Chet Baker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m2.melon.com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E minor Op.27 - III Adagio 의 딱 한 플롯이 바로 You can’t go home again의 메인 멜로디이기 때문이다.

http://kko.to/8NU_pFJiMv

Rachmaninov :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 III. Adagio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2번 마단조 작품번호 27 - 3악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m2.melon.com


쳇 베이커는 이 곡을 라흐마니노프에 빗대어 만든 것일까? 아님 자신의 이야기 였을까? 라흐마니노프는 고향인 러시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캘리포니아에 묻혀있다.

쳇 베이커는 유럽을 떠돌며 연주하다가 로테르담에서 사고인지 자살인지 모를 죽음을 맞이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음악이 한없이 쓸쓸했다.

우리 좌석은 B블록 2열 3, 4번 이었는데, 피아노 연주자가 건반을 누르는 손 모양까지도 너무 잘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자가 너무 아이돌 재질이라 여기 클래식 연주회 맞아요? 하며 좀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눈과 귀 모두 흐믓한(?) 시간이었다.



이쯤에서 알아보는 두 아티스트의 음악과 인생 세줄 요약.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음악]

- 심혈을 기울여 만든 교향곡 1번 폭망
- 우울증에 시달리다 니콜라이 박사에게 자기암시 심리치료 (새로운 협주곡을 만들고 큰 성공을 거둘 것) 받고 피아노 협주곡 2번 대 성공
- 이어서 극악의 난이도로 ‘피아니스트의 무덤’ 이라고 불리는 교향곡 3번 발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인생]

- 황족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도박으로 집 재산 땅 홀랑 날림
- 사촌 여동생과 결혼 하였고, 협주곡으로 돈을 벌었으나 러시아제국의 몰락으로 재산 몰수당하고 미국 망명
- 미국에서는 연주로 돈을 벌고 가족을 부양. 러시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망

[쳇 베이커의 음악]

- 독학으로 트럼펫을 익히고, 악보를 볼 줄 몰라도 듣기만 하고 바로 연주할 정도로 천재성을 보임
- 마일스 데이비스의 ‘쿨의 탄생(Birth of the Cool)‘을 듣고 쿨재즈에 입문, 백인에 잘생긴 얼굴 덕에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하여 인기를 얻음
- 몇 장의 솔로 앨범과 Chet Baker sings 등의 보컬 앨범도 내고 영화도 출연

[쳇 베이커의 인생]

- 실패한 음악가인 아버지의 가난과 폭력으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함
- 일찍부터 대마와 마약에 손대고 여자 관계도 복잡해서 스타덤에 오르고도 계속 사고침 (이걸 알고나니 I fall in love too easily 라는 곡 제목이 의미심장함)
- 그에게 연주는 그저 약을 구하려고 돈을 버는 방법일 뿐, 여기저기 떠돌고 연주하다 결국 네덜란드의 한 호텔에서 떨어져 사망

올해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 연주회가 꽤 많이 열리는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는 손이 커서 이렇게 연주해야 합니다.
https://youtu.be/MmNSmiL0Ryc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작곡가별 피아니스트의 손모양’
너무 공감가서 웃음이 픽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