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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꿈] 어느날 창 밖으로,

by 미설코랑스 2023. 4. 24.

그 곳은 베란다 너머에 탁 트인 테라스가 넓은 좋은 집이었다.

나는 거기서 살고 있었는데, 안 방에서 베란다 넘어 창 밖을 보았을 때 사람의 형체 같은 것이 어른거리는 걸 봤다.
'밖에 사람이 있는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어두워지고, 오빠가 집에 돌아왔을 때, 무심코 내다본 창밖에는 오전의 그 사람 형체가 더 가까이 와 있었다.

나는 호들값을 떨며 "오빠! 오빠! 여기 와바!! 여기 사람 있는 거 같아! 우리 집에 사람이 들어온 거 같다고!" 하고 소리를 쳤다.
 
오빠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집안 정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나는 베란다 불을 켜며 계속 오빠에게 베란다로 나가보라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오빠는 내 옆으로 와서 "베란다 불을 꺼봐, 불을 켜봐-" 하더니 그냥 다시 가버렸다.
 
아무리 불러도 오빠가 오지 않기에, 할 수 없이 베란다로 가서 창을 열었는데, 
그 앞에는 머리가 몇 가닥 남지 않은 대머리의 할아버지가 태연하게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 사람이 언제부터 여기 살았던거지?' 하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나는 그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 할아버지는 '푸우- 푸우-' 소리를 내고 자는 척을 하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옆에 있는 나무 막대기 혹은 의자의 다리 같은 나무로 그 사람 머리를 찍으며 "나가! 나가라고!" 하고 소리 질렀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계속 자는 척하면서 '푸우- 푸우-'하고 숨소리를 크게 내었다. 
 
그 할아버지의 머리가 썩은 사과처럼 버석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였는데,
혹시 내가 찍은 것 때문에 죽는 것 아닌가 하며 또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 순간 눈을 번쩍! 뜨면서 의식이 돌아왔는데, 푸우-푸우-
 
옆에서 술 먹고 들어온 남편이
'푸우- 푸우-' 큰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었다.